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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복안(複眼)의 영상 - 나와 구로사와 아키라(黒澤明) / 9,000원
저자 하시모토 시노부 발행일 2012. 3. 9
역자 강태웅 페이지수 368 쪽
사이즈 4*6판 ISBN 978-89-8410-435-8 94080
마일리지 450 점 수량
 
  :: 목차

프롤로그—도쿄행진곡

제1장 <라쇼몬(羅生門)>의 탄생
상이군인 요양소의 전우
일생의 은사, 이타미 만사쿠(伊丹万作) 선생

제2장 구로사와아키라(黑澤明)라는 남자
<라쇼몬(羅生門)>
<살다(生き)る>
<7인의 사무라이(七人の侍)> I
<7인의 사무라이(七人の侍)> II

제3장 공동각본의 빛과 어둠
작가 선행형
곧바로 최종판

제4장 하시모토 프로덕션과 구로사와 아키라
두 명의 조감독
<가게무샤(影武者)>
<란(亂)>

제5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그 후

에필로그
기쿠시마 류조(菊島隆三)
오구니 히데오(小國英雄)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옮긴이의 글

 


  :: 책소개


저자인 하시모토 시노부는 일본 영화계를 이끌어 온 시나리오 작가이자 제작자로,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몬>으로 데뷔한 이래 <살다>, <7인의 사무라이> 등 구로사와의 많은 작품에서 시나리오를 담당하였다. 그 외에 <할복>, <하얀거탑>, <모래그릇> 등 단독으로 쓴 작품에서도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 냈다.
이 책은 저자가 아흔을 앞두고 쓴 만년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독특한 점이 있다. 하시모토의 독자적인 작품세계에 대한 기술보다는 구로사와 아키라와의 관계를 축으로 한, 시나리오 작가 하시모토 시노부로서의 행보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하시모토 시노부가 전후(戰後)를 대표하는 시나리오 작가로 성장해 가는 과정, 구로사와 아키라와의 교우와 갈등, 동시대를 살아간 스타 작가들과 함께한 공동각본 집필 과정에서의 동지애 등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숨 막히는 각본 제작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이기 때문에 더욱 실감 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영화와 시나리오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을 쉽게 풀어쓰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원서인 『複眼の映像―私と黑澤明』는 2006년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NHK에서는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하시모토 시노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 시나리오, 하시모토 시노부의 인생을 바꾸다

저자는 구로사와 영화의 공동각본에 참여한 당사자로서 당시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군인 요양소에서 우연히 ‘시나리오’라는 것을 접하고 자신이 쓴 각본을 이타미 만사쿠에게 보내 그의 제자가 된 후, <라쇼몬>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면서 구로사와의 공동각본 작업 방식을 익혀간다. 시나리오를 영화의 ‘설계도’로 여긴 하시모토.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7인의 사무라이>를 통해 그는 군더더기 없는 ‘설계도’를 그려낼 수 있는 자신만의 확고한 ‘자와 컴퍼스’를 갖게 된다.
이 책에는 <라쇼몬>, <살다>, <7인의 사무라이> 등의 시나리오 집필에서 있었던 각각의 에피소드가 매우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신랄하게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를 전혀 보지 않은 이마저도 ‘도대체 어떤 영화들이기에?’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에피소드를 통해 시나리오가 영화 제작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문자를 통하여 영상을 상상해내고 생산해내는 일이 얼마나 고된 작업인지 생생하게 전달된다.

- 구로사와 아키라를 만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구로사와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쓰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두 사람의 눈, 즉 ‘복안’에 의해 태어난 명작들은 복안 없이는 성립하지 않았다”는 하시모토의 신념이 강하게 전해짐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인물 조예를 철저하게 탐구하여 걸작을 만들어 내는 것을 구로사와로부터 배웠으며, 구로사와가 ‘세계적인 감독’, ‘천재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었던 이유로 ‘복안’의 작업을 꼽는다.

...같은 장면을 여럿 준비함으로써, 그것들로부터는 어떠한 편집이라도 가능하여, 내용이 충실하고 박력 있는 참신한 각본이 만들어진다. 구로사와 팀의 공동각본이란, 동일한 장면을 복수의 사람이 각각의 눈으로 써내고, 그것들을 편집하여 혼성합창의 질감이 있는 각본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바로 이 점이 구로사와 작품의 최대 특징이다. (본문 208쪽)

구로사와 아키라의 조건은 우선 뛰어난 감각과 재능이 있고, 수준 높은 영화각본을 쓸 수 있는 자일 것. 동시에 주변에 같은 수준의 작가가 서너 명이 존재하여, 작품마다 팀을 꾸려 그중에 한 명 또는 두 명과 같은 책상 위에서 같은 장면을 누가 잘 썼는지 치열하게 경쟁하며 쓰는, 특수한 집필방법이 만들어 낸 ‘복안의 눈’에 의한 완성도 높은 공동각본을 현장에 가져가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본문 353쪽)

<7인의 사무라이>가 끝난 후 하시모토는 장인으로서 시나리오를 쓰는 ‘자와 컴퍼스’를 얻은 반면, 구로사와는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독창적인 그만의 ‘자와 컴퍼스’를 모두 버린다. <가게무샤>, <란> 등 ‘복안’이 아닌 과도한 ‘주관’에 빠져 인물 탐구를 게을리 한 만년의 구로사와 작품에 대한 저자의 따끔한 지적이 인상적이다. 날카로운 지적이지만 그 속에서 구로사와에 대한 애정, 존경심, 안타까움 등을 느낄 수 있다.

- 일본 영화계, 나아가 한국 영화계의 이정표를 제시하다

영화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본으로, 그 각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테마, 둘째 스토리, 셋째 인물 설정(구성을 포함)임은, 영화 초창기부터의 정설이지만, 각본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걸맞은 대우를, 영화계나 그 주변에서 받아온 적이 없는 것처럼, 각본에서도 기초적인 세 가지 중요 사항이 정확히 준비되어 쓰인 적은 그다지 없다. 만약 대다수의 각본이 기본조건을 충족시킨다면, 영화도, TV 드라마도, 지금보다는 훨씬 재미있고 질이 좋은 작품이 될 터이다. (본문 113쪽)

저자는 테마, 스토리, 인물 설정이 정확히 준비되어 쓰인 각본, 균일 입장료 및 상영시간의 틀을 폐지함으로써 진정성과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시나리오 소재 고갈이라는 기존 시나리오 작업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복안’을 제시한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집필방식(공동각본)의 실제가 바로 그 당사자에 의해 기록된 것은 영화사의 사료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일본 영화사뿐 아니라 성장통을 앓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도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 저자소개

- 하시모토 시노부(橋本 忍)
전후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 제작자이다. 1918년 효고현 간자키군 이치카와에서 태어나, 1950년 <라쇼몬>의 공동각본으로 영화계에 데뷔하였다. <살다>, <7인의 사무라이> 등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많은 작품의 각본을 공동으로 썼고, <나는 조개가 되고 싶다>(1959년) 등 감독을 직접 하기도 하였다. 1973년에 하시모토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제작자로서 <모래그릇>, <핫코다산> 등의 흥행작을 만들어 내었다. 그 밖의 그가 쓴 주요한 시나리오로는 <한낮의 암흑>, <잠복>, <할복>, <하얀 거탑>, <일본침몰>, <일본의 가장 긴 날> 등이 있다.

  :: 역자소개

- 강태웅(姜泰雄)
광운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로 일본영상문화론, 표상문화론을 전공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히토쓰바시대학 사회학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도쿄대학 총합문화연구과 표상문화론 과정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제국의 교차로에서 탈제국을 꿈꾸다』(공저), 『세계박람회와 지역문화』(공저), 『동아시아의 오늘과 내일』(편저), 『전후 일본의 보수와 표상』(공저), 『교차하는 텍스트, 동아시아』(공저), 『일본과 동아시아』(공저), 『키워드로 읽는 동아시아』(공저) 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일본영화의 래디컬한 의지』가 있다.

   :: 독자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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