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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명  인류학자 송도영의 서울 읽기  출판일  2005.1
 저자명  송도영  역자명  
 가 격  10,000원  페이지  304
청소년 권장도서 선정
우리가 몸담고 사는 서울을 이모저모 살펴본
인류학자 송도영의 서울 읽기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북아프리카 이슬람 도시의 공간과 문화를 전공한 저자가, 그 비교의 준거 삼아 들여다보고 생각을 키워온 ‘서울’의 일상공간들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 이전에 도시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보행을 할 수 있는 거리 안에서 도시생활을 했다. 따라서 도시의 크기는 성인 남자가 하루 동안에 간단히 일을 보고 돌아올 수 있는 거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규모로 건설되었다. 그런 거리를 전제로 했을 사대문 안의 서울이 극적으로 넓어진 것은, 특별한 시공간의 이동수단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대표적 예가 ‘지하철’이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잡은 지하철을 중심으로 광역도시 서울의 면모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는, 이제 우리 마을과, 내가 찾아갈 마을의 새로운 이정표(里程標)가 되고 있는 지하철과 그 지하철 속에서 일어나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문화를 다룬 "지하철―움직이는 이정표”, 그 지하철이 지나가는 선망의 지역인 강남을 다룬 “강남― 교육· 계급재생산을 향한 꿈과 좌절”, 조선시대의 강남이었던 쇠락한 북촌, 가회동을 다룬 “가회동―스러지는 옛 서울의 기억”이 담겨 있다.
또한 박태원의 “천변풍경”이 묘사하던 청계천 지역의 변모를 청계천 복개와 연결지어 다룬 “청계천 공구상가(1) ―현대산업의 역사”와 “청계천 공구상가(2) ―생태복원에 무너지는 산업생태계”, 도시 자체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채 서울 사람의 위락지가 되어버린 양평을 다룬 “양평군―서울의 전원형 식민지”가 담겨 있다.
그리고 노래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몰려가는 노래방을 다룬 “방문화 ―질주하는 대중문화 소비”와 삼성역을 둘러싼, 소위 물좋은 신세대의 멀티컴플렉스 놀이공간 “코엑스몰―디즈니랜드형 시장통 골목”, 국적 불명의 낭만과 상업성이 어우러져 집 밖으로 뛰쳐나간 혼례를 다룬 “예식장―신작로 위 마법의 성”이 담겨 있다.
끝으로 ‘인터미션’이라는 모호한 장의 제목이 말하듯 “인터넷― 그 창에 빠지다”가 서울 사람의 일상의 한 고리를 반영하듯 담겨 있다.

수도이전을 둘러싸고 몸살을 앓던 서울에 관한 책은 화집으로, 관광책자로, 통계숫자가 다수 동원된 전문서적으로 다양하게 출간되었다.
인류학자 송도영의『 서울 읽기』는 딱히 전공학술서라고도, 그렇다고 아주 쉽게 훑어볼 수 있는 대중서라고도 할 수 없다. 대상독자가 명확하지 않은 그 모호함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이 책은 인류학자가 본 도시의 심층을, 가능한 쉽게 풀어 눈앞에 보이는 현상의 이면을 되짚어 보게 하기 때문이다. 청계천이 복개되어 생태복원의 서울을 꿈꾸는 다수 앞에서 사라지는 산업생태계와 그 역사를 되짚어보는 저자 송도영의 용기와 안목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편집자의 말>
제게 한국말을 배운(저는 전직이 한국어 강사였습니다) 러시아 외교관들은 서울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코엑스몰에 가서 자주 점심을 먹고 주말이면 이태원이나 동대문쇼핑을 즐기던 그들은, 서울을 다이내믹하다고 했고, 지금은 푸틴대통령의 통역이 된 귀족적인 풍모의 젊은 외교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아름답지만 미니어추어 같다’고 하며 으쓱거리는 서울의 자존심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유년시절 10년을 미국에서 보낸 제 아이는 “정신이 없고, 차끼리 부딪히면, 말 대신에 미친놈처럼 싸운다”고 말했지만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은 싸고도 최고라고 제 외국친구들에게 자랑했습니다.
더러운 공기까지도 그리웠던 서울에 돌아와(저는 80년에서 90년까지 서울에 한 번도 오지 못했습니다) 저는 정말 실망했습니다. 주택가와 유흥가가 구분되지 않고 옛 거리들이 장터가 되고 어디를 가나 먹고 노는 것으로 북적대는 서울은 제가 그리던 설익었지만 그런대로 순수한 모습을 지닌 도시가 아니라 신흥졸부의 모습과 흡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도시의 모습이 바로 그 도시에 몸담고 사는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그래서 주기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되짚어 바로잡듯 몸담고 사는 도시도 되짚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서울이 제 모습을 바로잡아 나가는 데 한몫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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